기회비용: 눈에 보이지 않는 돈
결정에서 가장 비싼 부분은 종종 어떤 청구서에도 찍히지 않아요.
기회비용은 이름은 좀 어려워 보여도 개념은 단순해요: 한쪽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한 다른 쪽의 가치죠. 영수증에 안 찍히고, 청구서로 날아오지도 않으니 통째로 잊어버리기 쉬운데, 그래서 잠깐이라도 의식적으로 들여다볼 가치가 있는 거예요. 한번 찾아보기 시작하면, 정작 신경 쓰고 있던 비용보다 이게 더 클 때가 많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.
가장 흔한 예: 대학원
2년짜리 석사 과정 학비가 6천만 원이라고 해봅시다. 대부분은 이걸 그냥 "대학원 비용"으로 기억해두고, 졸업 후 오를 연봉과 비교하죠. 하지만 6천만 원이 전부가 아니에요. 학교 다니는 동안은 원래 연봉을 거의 못 벌 텐데, 만약 세전 연봉 5천만 원을 받던 사람이라면 2년의 학업은 6천만 원짜리가 아니라 여기에 더해서 약 1억 원의 못 번 소득까지 합쳐진 비용이에요(조교비나 아르바이트 소득이 있다면 그만큼 빼고요). 이 못 번 소득이 기회비용이고, 이 흔한 예시에서는 학비의 거의 두 배에 달해요. 대부분은 이 계산을 아예 안 해보는데, 바로 그래서 해볼 가치가 있는 거죠.
학비뿐 아니라 어디에나 있어요
뭘 찾아야 할지 알게 되면, 기회비용은 학비와 전혀 상관없는 결정에서도 툭툭 튀어나옵니다:
- 대량구매. 다 쓰기도 전에 상해버리는 10개들이 세트는 사실 싸게 산 게 아니에요 — 기대했던 "절감액"은 애초에 실현되지 않았고, 거기 묶인 현금과 보관 공간은 실제로 다 쓸 수 있는 다른 것에 쓰였을 수도 있으니까요.
- 빚 상환 vs 투자. 저금리 빚을 갚는 데 쓴 돈은 그만큼 (바라건대) 더 높은 수익률로 불어날 기회를 놓친 돈이고, 반대로 고금리 빚을 안 갚고 투자한 경우도 마찬가지예요.
- 시간 그 자체. 어떤 일에 쓴 한 시간은 다른 무엇에도 쓸 수 없는 한 시간이에요 — "내 시간이 얼마짜리인가"라는 질문이 사실 이름만 다른 기회비용 질문인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. (이 주제는 별도 가이드에서 다룹니다.)
- 그냥 통장에 넣어둔 현금. 이자도 안 붙고 불어나지도 않는 돈은 "안전하고 공짜"인 게 아니라, 그 돈으로 할 수 있었을 다른 일을 조용히 못 하고 있는 상태예요.
내 기회비용을 실제로 어떻게 추정할까
엑셀은 필요 없어요 — 필요한 건 솔직한 질문 하나뿐입니다: 이 돈·시간·공간으로 대신 할 수 있는 차선책은 뭐였을까? 대부분의 결정에 통하는 대략적인 절차는 이래요:
- 지금 쓰고 있는 자원이 뭔지 이름을 붙이세요 — 돈, 시간, 보관 공간, 관심 등.
- 같은 자원으로 할 수 있었던 가장 현실적인 차선책을 하나 정하세요. 가상의 완벽한 선택지가 아니라 현실적인 2등이요.
- 그 차선책의 가치를 대략 추정해보세요. 여기선 대충 추정해도 괜찮아요 — 핵심은 아예 없는 것보다 숫자 하나라도 갖는 거예요.
- 그 숫자를 원래 "비용"이라고 세고 있던 값에 더하세요. 그렇게 합친 값이 진실에 더 가까워요.
함정: 눈에 보이는 가격표만 세는 것
기회비용이 각주 하나가 아니라 가이드 한 편을 쓸 만한 이유는, 눈에 안 보이는 방식 자체가 과소평가하기 딱 좋게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. 가격표는 구체적이죠 — 박스에 찍혀 있고, 청구서에 적혀 있고, 우리 뇌가 자연스럽게 "이게 비용이다"라고 받아들이는 숫자예요. 반면 기회비용은 일어나지 않은 다른 상황을 머릿속 으로 그려봐야 하는데, 우리 뇌는 이걸 자동으로 잘 못해요. 이 불일치 때문에 기회비용이 결정에서 가장 빠지기 쉬운 숫자가 되고, 동시에 포함됐더라면 결론 자체를 바꿨을 숫자인 경우도 많아요.